코스모스 꽃잎이
몇 장인지 아세요?
그런 건 알아서 뭐 하려구?
주가와 유가와 환율이
저리 춤을 추고 잇는데.
블로그질도 그래.
다 부질없고 허망한
현실도피이자 배설일 분이야
불로그질은 기도라구요.
마우스 부지깽이를 들고
내 마음속 아궁이 같은 그대 앞에 앉아
어지러운 잿불을 뒤적이며
불질하는 기도라구요
나무가지에 백인 옹이가
탁탁 터지는 소리에 놀라고
매운 연기에 눈물을 질금거리면서도
요리 쑤시고 조리 부추기며
내 작은 불꽃 하나
그대 안에 지펴 올려려는 기도.
보세요.
저 댓글들이
코스모스 꽃잎들 같지 않아요?
살랑대는 저 �잎들마다마다에
주문 같은 내 기도문들 다 새겨 넣어
타오르는 불꽃 위에 흩뿌릴래요.
꽃잎을 안고 너울너울
미친년처럼 춤추던 그 불꽃은 사그라져 가도
내 기도소리 그치고 세월이 흘러도
그 춤사위는 그대 안에 남을 거예요.
꺼지지 않는 잿불로 남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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