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Augustine의 교육론(번역)

제 3 장 학습자의 심리- 5

해선녀 2005. 3. 12. 17:41

 

 

이제, 지적 대상들 이외에, 물질적 대상들을 기억하는 능력, 동물들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런 기억 능력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가축들은 자신이 익숙해져 있는 구역 내에서는 자기 자리를 잘 찾아 돌아 올 수 있다. 개들은 주인을 알아 볼 수 있고 잠을 자면서도, 바로 그런 생시에 있었던 어떤 기억 때문에,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짖어대기도 한다.

 

신체적 감각을 통해서 지각된 물체의 영상들이 마음 속에 남아 있지 않고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그 영상들은 어디에 들어 있고 보존되며, 형성되는 것인지, 그것을 누가 알겠는가? 그것들이 신체의 크기보다 크지 않다면, 그것들은 마음이 만들어서 신체라는 물리적 공간 안에 보존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체는 조그마한 공간밖에 차지하고 있지 못하고, 그런데도 그 안에 큰 영상들을 얼마든지 품여 놓는 것이다.

 

이것만 보아도, 마음은 물리적인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은 거대한 우주라는 영상 속에 잠기는 것이 아니라, 우주라는 영상을 그 안으로 삼키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은 그 영상들을 물리적인 어떤 비밀 장소에 숨겨두는 것은 아니다. 마음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그것들을 늘이기도 하고 줄이기도 하고, 좁은 한계 속으로 웅크려 넣기도 하고 무한히 풀어내기도 하며, 조직 속에 짜 넣었다가 해체했다가, 여러 개로 늘였다가 단 한 개로, 또는 몇 개로 줄이기도 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 또는 힘을 가지고 자유자재로 그것들을 포착한다.

 

그렇다고 하면, 진리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진리에 위배되는 물리적인 영상들에 대해 강하게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작용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이겠는가? 그런 마음의 작용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실제의 카르타고라는 도시는 어떤 사람이 자기 마음 속에서 멋대로 상기하고 변화시킨 카르타고와는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바로 그런 마음의 능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에피큐러스가 그 풍부한 상상력으로 환상 속에서 방황을 거듭하면서 보았던 온갖 세계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

 

그렇다면, 그러한 것들을 알 수 있게 하는, 그 능력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런 능력을 물리적인 공간에 적용시키면, 물리적인 공간도 무한히 연장될 수 있는가? 당신이 진실로, 제대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나 물체들을 우리는 생각만으로 분할할 수 있다. 생각 안에서,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한 부분은 크고, 다른 한 부분은 작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당신의 능력은 그런 물리적 대상들보다도 더 우위에 있는, 즉, 물리적인 높이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차원이 더 높은 그런 능력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영혼이 그 쇄도하는 다양한 욕망, 물질적인 소유의 충분함과 불충분함에 따라 변화하는 정서, 끝없는 환상의 유희, 망각과 기억, 그리고 知와 無知 여하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우리는 영혼이 이와 같은 여러 운동에 따라 쉽게 변화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어떤 공간 속으로 확산되거나 연장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그러한 물리적 한계를 초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하면서, 모든 장애물과 변화로부터 자유로우면서, 그 모든 지성적인 존재들보다 우위에 있고 또한 그 존재이유를 부여해주는,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인가? 영혼은 신을 존경하는 길을 찾아 나서기 전에, 신을 언어로 표현하는 길부터 찾아 나선다. 그러나 영혼이 신을 분명하게 보게 될수록, 신에 대해 말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니케이언들은 그런 환상 속에서  그렇게 저지르고 다니기도 했지만, 신이 어떤 한계로 규정될 수 있을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신은 그렇게 규정되는 순간, 이미 그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신은 생각하는 사람의 변덕대로, 혹은 크고, 혹은 작게, 거기에서 또 다시 더 작은 부분들로, 수 없이 나누어져서 계량되곤 한다. 만약, 진실로 신이 그런 존재라고 하면, 2 피이트의 공간에 존재하는 신의 부분은 10 피이트에 존재하는 신보다 8 피이트 만큼 짧아야 한다. 이것은 모든 자연적 대상들의 특성으로서, 그것들은 공간 속에 그 연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장소에서 그 전체가 동시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우리는 영혼의 경우에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이런 것에 대해 탐구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그처럼 왜곡되고 타락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