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지구가 허리를 뒤채던 그 날, 예지에 가득 찬 새와 짐승들은 재빨리 몸을 피하며 우리에게도 안타까이 신호를 보냈으리라. 하필이면 숲의 가장자리에서 놀다가 영문도 모르고 허공으로 내던져진 가여운 영혼들이여, 그대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 땅에 남은 아직도 미련한 이 영혼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가? 애긇는 통곡 소리들 위로 저 새해가 떠오른지도 사흘, 신이시여, 그래도, 계시다면, 산 자에게나 죽은 자에게나 변함없는 은총을 내려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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