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연꽃 피는 계절에

해선녀 2007. 7. 29. 21:05

 

 

 

 

나 죽으면

연꽃은 되지 못해도

연잎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연잎도 되지 못하면

아침햇살에

눈부시게 피어난 그대 발 아래

 너른 잎사귀

그 위에서 일렁일렁 그네를 타는

작은 청개구리 한 마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청개구리 한 마리도

되지 못하면

잎사귀 밑으로 고여 오는

저물녁 연향에 취해 

그대 숨소리에 귀기울이다가

스르르 잠이 드는 

붕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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