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봄비
해선녀
2007. 3. 2. 13:44
비가 내리네.
겨우내 얼크러져 누워 있던
숲 속 마른 덤불에
봄비가 내리네.
사브작 사브작
다독다독다독
덤불을 어루만지며
웃자라서 바람에 시달렸던 놈이나
그늘에서 숨도 크게 못쉬었던 놈이나
하늘이 보시기엔
다 눈물나게 불쌍하다는 듯이
그래도 그 배 아래 보드라운 흙 속에서
다시 틔워 내는 움들이
예뻐 죽겠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