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2월의 숲
해선녀
2007. 2. 8. 10:34
2월의 숲 속 나무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 보지 않아도
세상을 다 안다.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걷는 말소리
말없이 혼자서 걷는 발소리
쌓인 낙엽 밑
묵은 밤 한 알을 뒤지는
청설모의 부산한 발놀림만 보아도
세상 사는 시름을 다 짐작한다.
설마, 한 번쯤은 더
저 봉우리가 하얗도록 눈에 덮히겟지
기다려지는 마음인데,
나무가지엔 어느새
작은 발톱으로 간질간질
어린 새들이 간지럼을 태우며
놀다 간 자리마다
이제 곧 온천지를 연둣빛으로 밝혀 줄
촉눈들이 오소소 돋아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