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떠나는 가을에 부쳐
해선녀
2006. 11. 6. 11:56
긴 치밋자락을 끌며 오던
가을은 어느새
아디지오의 마지막 현을
다시 그으며
잎진 미루나무 동구 밖을 나선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돌아설까, 그냥 갈까,
멈칫거리는 듯,
빈 들판에 투덕투덕
피치카토로 비가 내린다.
마침내 여운을 남기며
무대 밖으로 사라져 가는
뒷모습이 못내 아쉬워
청중은 객석을 차마 떠나지 못하고
길게 길게 박수를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