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가을 아침에
해선녀
2006. 9. 21. 07:52
나이가 더 들어도
가을 아침 했살 한 줌에
지금처럼만 행복하면 좋겠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창문을 여니
서늘한 산기운이 몰려 온다.
새들이 쪼아 먹다 남긴
산열매 냄새도 풍겨 온다.
새들도 간밤엔 좀 추웠을 거라고
베란다 난간에서 바들거리며
조잘대는 햇살이 기특하다.
신께서도 한여름 무더위 잘 보내고
간밤엔 포도주라도 한 잔 하셨는가
퍼져 오는 빛살이 연보랏빛이다.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대쟉햐였을
건너편 산봉우리들은
아직도 안개 속에서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