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목련이 지다

해선녀 2006. 4. 20. 08:15

 

 

 

목련이 지다.

송이째로 뭉텅 뭉텅

간밤의 비바람에.

 

차갑게 빛나던 너의 하얀 이마

질척거리는 골목길에 곤두박질쳐지다.

 

꽃잎을 밟고 지나갈 자동차 소리에

한 송이, 물방울을 털고 얼른 주워 든다.

 

어쩌겠는가, 

계절은 이미 너를 버리고 돌아서

온몸으로 안겨 올 장미꽃 생각에 흔들흔들

몽유병자처럼 저만치 걸어 가 버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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