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4월, 꽃바람에 부쳐
해선녀
2006. 4. 19. 02:51
꽃들이야, 피거나 말았거나,
총칼 같고 삼지창 같이 내지르는 심기들 시이로
나는 살살 서풍으로 불어 갈 수 있다면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강노을 속으로 휘청휘청 달리며
벚꽃 가지들 사이로 부는 봄바람에
또 그런 소리나 부쳐 보내며
4월은 여전히 잔인한 달은 달이지, 한다.
앞에서 줄줄이 다가오는 가로수들보다
뒤로 사라진 가로수들이 자꾸만 더 캥기는 것은.
젊은 날 내 오소소하던 작은 꿈들이
하얗게 바래져 가는 것이 그래도 조금은 서럽기 때문.
뒷꽁무니에 연분홍 꽃잎들이
자지러지게 웃으며 따라 오다 나가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