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장난감 새

해선녀 2006. 2. 18. 17:48

 

 

오늘 새벽 꿈 내 창가에

노오란 배에 초록색 깃털에,빠알간 주둥이

장난감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앉지 않겠니?

대문에 들어 서면 엄마 부르며 달려 가던

그 오래된 집, 유년의 마당,

감나무에 매달아 놓은 그네에 앉아

꼬박꼬박 졸다가 떨어트려 태엽이 망가졌던

아버지가 사다 주신 그 작은 새가 말이야.

또로롤 또로로롱 잘도 울데.

뒷마당 두레박 소리에 잠이 깨면

달걀귀신이 무서워 변소도 못가던 새벽

머리맡에 앉아 날 새기만 함께 기다려 주던  

까맣게 잊어버렸던 그 예쁜 새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