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간이역 2
해선녀
2004. 4. 9. 08:30
장면: 2
이럴 줄 몰랐다는 건
말짱 거짓말이지.
나도 알고 있었지.
우리들의 만남은
낡은 계약서 쪼가리였어.
창밖의 달처럼
너의 창에 매달려
창백하게 흔들리는.
혹시, 너는 아직도,
저 기차가 다른 길로
돌아갈 것을 바라나?
(기차가 다가 오고 있다.)
내 창에서도
그 달이 흔들렸었지.
내 보는 앞에서
그 달을 찢어.
네 달을 돌려 준다.
그녀가 돌아서서
기차를 타기도 전에
그는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