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붕어 사랑

해선녀 2006. 1. 8. 13:32

 

 

 

애초에 그는

수면에 어린 그녀의 그림자를 안고

한 송이 마알간 수련 꽃으로 피어 났다네.

 

그녀의 눈빛은 꽃잎 위에서

도르르 도르르 이슬이 되어 구르며

아침햇살에 그리도 눈부시게 빛이 났다지.

 

아, 그러나 그의 흔들리는 영혼이

물 속에 그 눈빛을 떨어뜨리고 말았다네.

그는 어둡고 탁한 물 속으로 뛰어 들어

한 마리 어리숙한 붕어가 되었다지 뭔가.

 

감아지지 않는 눈을 부릅뜨고

그 눈빛을 찾아 헤매는

아, 그 세월을 얼마나 살아 내어야

그가 다시 수련으로 태어날 수 있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