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미루나무 단상

해선녀 2004. 3. 24. 19:11


                               

 
 

미루나무 가지에 
새 한 마리 앉았네. 
 
새 한 마리
노래를 한다.
 
 
 
바람이 흔들어 주고

이파리들은 춤을 추고
 
 
 
새 한 마리
 
노래를 한다.
 
 
  
허리가 길어

슬픈 나무인 줄만 알았는데.
 
재 넘어간 님 기다리는
 
외로운 나무인 줄만 알았는데
 
 
 
한낮엔
 
빈 들판의 나침반이 되고.
 
시계바늘이 되고
 
지친 신작로의 연인이 되고
 
 
 
해 넘어 가도
 
미루나무 가지에서는
 
별들이 웃는 소리가  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어도
 
밤이면 밤마다  새로운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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