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숲길로 갔어요 2

해선녀 2004. 3. 20. 18:08
 
 

 
숲길로 갔어요
오솔길을 따라 들어 갔어요.
 
겨우내 앙상하던 나뭇가지에
움쩍움쩍 싹트는 소리 들리고 

산새들 쯔빗쯔빗 쭈르르

 

 봄을 노래하는 길

 
 

덤불 속으로 청솔모 한 마리

 

쪼르르 도망간 뒤를

 

짖궂은 친구처럼 나도 따라 갔어요.

 

 

 

숲에서 사는 짐승이나

 

마을에서 사는 나나

 

외롭기는 매한가지

 

청솔모가 떠나지 못하고

 

 덤불 속에서 쭈볏쭈볏

 

나를 바라 보고 있네요.

 

 

 

마을로 돌아오는 길끝에서

 

숲도 어둔한 목을 뒤채며

 

손을 흔들었어요.


 

 

해는 숲의 어깨를 딛고 넘어가고

 

머뭇머뭇, 나도 뒤돌아보며

 

손을 흔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