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봄이라는구나

해선녀 2004. 3. 11. 16:56

 

 

 

 

봄이라는데,

아침 강가에 딩구는

돌맹이들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네.

  

얘야.

 

기지개를 켜고

목젗을 가다듬어 아아아,

노래 한 마디 불러 봐.

 

 

마음의 벽에

부싯돌을 긋고

올리브유 같은

기름을 바르는 거야.

  

네 바로 밑에

낯익은 풀꽃 하나 보이지 않니? 

 

바르르 바르르

여린 날개를 떨며

네 소리에 음을 맞추지 않니?

 

그래, 그게 바로 너야.

네가 네 안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얘야.

저 지구촌 어디서는

포성이 울리고 총알이 날고

세상은 참, 흉흉하지만,

 그래도, 봄이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