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혼자가 아닌 길을 혼자인 양
해선녀
2005. 12. 7. 22:44
돌아온 12월,
떠났던 자리로 다시 와 앉는
작은 철새 한 마리만 같아라.
멀고 먼 강과 바다를 건너 오며
햇살에 반짝이던 우리들의 날개
깃털 하나도 그냥 나부낀 적이 없었으리라.
사브작 사브작, 가까이, 더 가까이,
그러나, 제 날개는 제가 저어 갈
거리를 서로 배려하면서.
12월도 1월도 혼자서 돌아오는 것이 아니듯
저 나무들 사이로 흐르는 강물처럼.
결코 혼자가 아닌 길을 혼자인 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