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미친 대추나무
해선녀
2004. 2. 18. 04:47
그러게, 누가 너더러 미치라고 했니?
철없는 까치 한 마리 머리맡을 하릴없이 맴돈다. 그래, 네게도 줄 것이 없구나. 미안하게도.
신열에 들떠 빛을 뿜던 잎들은 빈 손바닥을 비비며 그래도 미열이 남은 낡은 부적 같은 이마에 빈손을 얹는다.
씨 없는 기도 부스러기들이 낮은 하늘을 먼지처럼 떠도는 오후
하얗게 질린 시간들이 아직도 푸른 그림자 밖에서 엉거주춤 벌을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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