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숲길로 갔어요 1

해선녀 2004. 2. 15.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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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로 갔어요.
그림자에 그림자를 이으며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어요.

 

어른거리는 나뭇잎들이
우리들의 그림자 위에
꽃무늬를 수놓아 주었어요.

 

그림자에 그림자가 들어 있음은
관념 속에서만이라고 하지 말아요.

나뭇잎들의 살랑거리는 소리도
그 그림자 속에서 나던 걸요.
푸른 솔내음도요.

 

우리는 이내
나뭇가지 사이로 부는
찔레향기가 되었어요.

계곡을 거슬러 올라
산의 잔등을 기어 오르는
물고기들이 되었어요.
 
산이 바다가 되고
바다는 헤엄치는 우리를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았지요.
참 아름다운 오월 하루였어요.
 
 
 
03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