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선녀 2004. 2. 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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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가노 호수 / 헤르만 헤세
 
   
기다림은 
스스로 태어나서
스스로 존재하는 것.
 
기다림은
님 오시기 전에
그 발자국 소리 먼저 듣고
 
발자국 소리 사라지기도 전에
제 빛에 제 눈을 뺏기는 
촛불 같은 것.
 
님 계실 땐
사무친 말 한 마디 못건네고
가물가물 흔들리다가
 
님 가시고 나면
심지 안고 쓰러져 
시간의 호수에 다시 눕는 
持病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