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파란색도 버린 어느 비 오는 저녁

해선녀 2004. 2. 6. 18:50

 

 

 

쟝 꼭또의 화려한 파란색의 외로움과

모딜리아니의 가난한 파란색의 자유를 만난

어느 비 오는 저녁

파란색의 희망과 파란색의 절망으로

어지러웠다. 

 

파란색 치마를 두르고 춤을 추고 싶은데

더 새파란 외로움이 고여 왔다.

뚝뚝뚝 빗뭇 듣는 경복궁앞

찻집 처마 밑에

외로움과 자유와 우울과 허무를 던졌다.

 

그래도, 파란색을 좋아햇는데,

다 던져버렸다.

장꼭도와 모딜리아니와 이상과 니체가

어깨를 부비며 하얀 거품이 되어

떠내려 갔다. 둥둥둥

 

白夜가 다가 오고 잇었다.

유년의 어느 저녁, 新川의

그 푸른 굴다리 밑에서

춤도 멈춘 채 망연히

앉아만 있던 그 미친년금달래도 그랬을까?

내 가슴이 나를 하얗게 버려 두고

깊은 첼로 음을 타고

푸른 강물이 되어 까마득하게

흘러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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