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선녀 2005. 7. 25. 08:21

 

 

프로미나데, 오늘 아침도

우리의 산책길은 열려 있습니다.


내가 나를 버리고 다른 나로 되는 연습

그러나, 문득, 어느 골목끝에서

주제곡으로 돌아오기도 하는 변주곡.

 

어느 집은 사랑, 어느 집은 겸양,

집집마다 내건 주제곡은 다 다르군요.

아아, 저 빨간 줄장미가 있는 집은 정열이로군요.

 

 한국인의 덕목들을 구조화하는

용기있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행복과 정열과 사랑과 겸양을

어떻게 구조화할까요?

성실과 정직과 책임과 정의는요?

 

하늘을 받드는 동네,

아 그 오래된 이름이 얼마나 좋은데

이름을 바꾼다면서요?

 

신림동, 그 주제곡도 얼마나 좋은데.

바꾸면 사람도 달라지나요?

희망사항이지요. 늘 그렇듯이.

 

새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어요.

자유는 영혼의 본질입니다.

 

산책길이 그러하듯이,

모든 덕목들은 그대로 하나의 시이지요.

집이 모여 마을이 되듯이

꽃이 모여 꽃밭이 되듯이..

하나의 전체로 어우러지는 시...

 

모인다고 다 어우러지던가요?

아, 그래서 옛날엔 과거시험에서

시를 짓게 했고,

오늘날엔 통합교과형 논술이라는 것도 

생긴 것 아닐까요.

 

에이, 그런 논쟁 따윈 우리,

저 쪽 집 지붕 위로 던져 버려요.

지붕 사이로 관악산이 보이네요.

 

아까는 새 우는 소리가 들렸는데

새는 산으로 날아가 버리고

벌써 오토바이 소리가 골목을 채우네.

 

골목길을 꺾어 도니 풍경도 달라졌어요.

본질과 배경은 곧잘 뒤바뀌지요.

 

오늘은 무슨 곡으로 변주를 해볼까요.

변덕을 부리지 말라고요?
에이, 너무 덥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