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에게
아까, 베란다 샤쉬 하는 아저씨들이 와서 부산한 바람에
내가 다시 전화해 주려다가 못했네. 지금은 자고 있겠지?
River Side 이야기는 참 반갑네.
캔터키쪽 오하이오강변의 아름다운 한식집 아니니?
거기,우리도 두어 번 갔었지.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었어.
네가 그렇게 쑤시고 다니며 찾아낸 곳이라 더욱 반갑다.
넌 이제 어디 가서도 살아 남겠어, 정말...용타...ㅎㅎㅎ
거기가 그렇게 수입도 짭짤하고 영어 환경도 좋고,
한국음식도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더 좋은가...
근데,
그 곳에서 TAX는 어떻게 내는지,
거기가 다리를 건넜으니 켄터키 주 아니냐, 글면 또
네 residency도 새로 시작해야 되는 것 아닌가?
.
어쨌거나, 그저, 자연스럽게 가기 바래.
너무 서두르지도 무리하지도 말고...
아빠는 집에 잠깐 들리셨다가 좀 전에 나가셨다. 온저녁이 히말라야 등정, 발대식이거든.
총학 산악반 지도교수를 오래 했지만, 아무래도 교수들끼리, 체력에 맞는 산행이 필요해서겠지, 아빠가 최근에 교수 산악회도 만든 거야. 그 동안 한 달에 두 번씩 국내 산행...즐겁게 산행하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교수 17명, 부부동반자 4명, 산악반 학생 2명, 박영석팀 3명, KBS촬영팀 2명... 산악인 박영석씨가 재작년 K2에서 잃은 박영도라는 대원의 추모패를 K2메모리얼이 안치해 놓으러 가는데 동반하는 걸로 되어 있어.
의대 교수 2명이 포함되어 있어서 산 아래, 지구상에서 제일 오지인 파키스탄쪽 마을에서 의료봉사도 하고, 이슬람이어서 못잡게 되어 있는 소를 데리고 올라가서 잡아서 포터들이 지고 가면서 먹는대. 순빙하지대이니 냉동고기가 되는 거지...아마, KBS에서 좋은 영상으로 만들 거란다...K2 정상까지 가는 건 아니고, 해발 5,000 키로미터를 넘게 올라간다네.
교수들은 전문산악인도 아니고 해서, 아랫쪽 트레킹이나 되는 데가지만 올라가고 아빠와 젊은 교수 한 사람만 그 메모리얼관까지만 갈 예정.그래도 모르지...그러나, 너무 위험한 것은 아니고, 악천후에 대비할 장비와 옷을 가지고 간다네. 산을 올라가면서 여름에서 시작해서 4계절이 다 있다네...아빠는 그 동안 임플란트 때문에 내내 제대로 못먹었는데 요즘에야 그게 끝나서 겨우 살 좀 찌우려고 애쓰던 중이야. 거기서 보통 15키로나 체중이 감량된다고 하더란다.
모레 22일 새벽(신시내티에선 21일 저녁)에 떠나실 것이니. 너도, 그리고 형도, 아빠 떠나기 전에 전화 한 번씩 드리면 좋겠구나. 학교가 요즘 여러가지로 시끄럽지만 아빠는 간다 하면 가는 사람 아니니. ㅎㅎ 모든 일, 잘 될 거야.
형은 내일이면 그 Orchestra의 board의 vote가 끝난다지만 확정 소식은 언제 들을 수 있을른지 아직 모르겠네...committee에서 결정됐어도, 여태 없던 자리를 새로 만드는 것이니 재단에서 예산 타령하면서 임용을 보류하자고 할 수도 있으니...늘 모든 것은 그렇더라. 뚜껑을 열어 봐야 한다는 말이, 바로 그 운명의 투표함 뚜껑 아니냐...ㅎㅎ
여기도 날이 꽤 덥다마는 다행히 이 집은 그리 더운 줄 모른다. 창을 열어 놓으면 산바람이 사방에서 들어 오거든...신시내티는 많이 덥지? 그래도 그 동안 아이스크림 좀 먹었냐? 그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정도 떼기 전에 그만 둘 거냐, 그래? 잘 해봐..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