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청설모 사랑
해선녀
2005. 5. 25. 13:14
너를 알기 위해선 언더스텐드,
네 밑둥치에 서서 세상을 보려고는 해 보았지..
그런데, 네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
네 어느 속잎을 지금 기어가고 있는
연두빛 애벌레 한 마리도 감지해 내고
모든 다른 나무들과 새와 짐승들을 조망하고,
햇빛과 바람의 마음까지 훤히 다 꿰는
그런 눈이 있어야 한다는 거야..
나는 겨우, 네 팔다리나 붙들고
미끄럼을 타고 느는 어린 청설모 한 마리
어느 천년에 그런 경지까지 가겠는가마는
분명한 것은, 아침마다 너에게로 먼저 달려가
너를 부둥켜 안고 놀 줄 안다는 것,
아무튼, 그것 하나만은 누구못지 않다네.
사진: 달빛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