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봄을 기다리는 이유
해선녀
2015. 2. 1. 20:06
산자락 빌라 꼭대기층 내 작은 집 창가에 새 몇 마리 자주 와서 지저귀더니,기어이 처마밑에 집을 지었다. 산책길 뜸해진 내가 궁금했나. 바스락 바스락, 소삭소삭, 뾰르르 뾰릉, 쯔빗 쯔빗, 매일 아침 들려 오던 생명의 소리. 창문을 열면 아기새들이 놀랄까, 숨죽이고 그 소리를 듣기만 했는데, 오래 창 틀어 막고 집을 비운 사이, 엄마새가 아기새들을 데리고 숲으로 돌아갔나, 남쪽으로 벌써 떠나 버렸나, 나 집에 돌아 온 지 여러 날이 되도록 아무 소리가 없다. 시끄러운 세상 소식은 작게 틀고, 아름다운 음악은 너희들도 좋아하리라, 크게 틀어 가며, 내 마음으로는 사랑하였는데, 깽깽거리는 내 바이올린 소리가 듣기 싫었나, 바람에 새집이 떨어졌나, 혹시, 다쳤나? 문득, 창가로 다가가 귀를 기울인다. 아직은 눈을 기다릴 2월 초두에, 그 새들이 돌아 올라나, 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