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선녀 2013. 7. 28. 09:59

 

 

 

내가 태어났던 1947년에 하이펫츠가 연주한

코른 골트의 협주곡을 듣는다.

 

명주실처럼 뽑아지는 가느단 바이얼린 소리가

뉴욕필의 오케스트라들을 천군만마처럼 거느리고

카네기홀의 문을 열어 제치고 태평양을 건너

세월의 장막들을 거침없이 뚫고 

이제 노인이 된 내 귀를 울리고 있다.

음악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사실은 묻지 말아야 한다.

시간도 공간도 뛰어 넘는 저 음악,

음악은 우리들 영혼의 어머니인 영원의 한 자락을 

천재적인 어느 영혼이 천국의 열매를 따듯 끊어 와서

이 미미한 영혼들의 귀에 흘려 넣어 주는 것.

그리하여 함께 젖어 흔들리게 하는 것.

 

들어 보라, 들어 보라,  

때로는 자장가 같고 때로는 꾸지람 같은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 오지 않는가?

 

내 여린 영혼을 흔들었다가

허공으로 사라져 가는 저 소리 

영 사라진 것 같다가도 어느 새 다시 찾아와 

나를 잠재우기도 하고 일깨우기도 하는 저 소리에

나는 여전히, 어머니의 품을 놓치고 싶지 않은 아기가 되어

쫑곳, 소라껍질 같은 귀를 내내 열어 두고 있다.

 

 

 

 

 

콘골트의 음악을 들으시려면, 아래의 배경음악을 정지시키신 다음,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친구에게:" 에프소드 38, 39를 들어 보세요...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친구에게" http://www.podbbang.com/ch/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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