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에서

화가 헤르만 헤쎄

해선녀 2012. 8. 11. 02:05

 

 

 

'글 가져온 곳: berlinreport.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47545

글쓴이: 나디아

 

 
헤르만 헤쎄의 그림입니다.
 

Topgun님께서 음악을, Lisa-marie님께서 시를... 저는 그림을 올려드립니다.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가 화가였다? 헤세는 시인이자 소설가로만 알려졌지만, 화가로서의 헤세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헤세에게 그림이란, 혼탁한 세상에서 상처 입은 마음과 정신을 다독이는 과묵한 친구와도 같았다. 40세 무렵부터 아마추어 화가로 활동을 시작해 약 3천여 점의 미술작품을 남겼지만, 현재 헤세의 작품은 1천여 점 정도만 남아 있다고 한다.


헤세는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세에 신학교에서 쫓겨나고 15세에는 자살을 기도했던 시인 지망생 헤세는, 시계공장 견습공과 서점 점원을 거쳐 21세에 첫 시집 <낭만의 노래>(1898)를 펴냈다. 이후 소설 <페터 카멘친트>(1904)로 일약 유명작가가 됐지만 헤세의 시련은 끊이지 않았다. 1916년 아버지의 죽음과 첫 부인의 정신분열증으로 충격을 받은 헤세는 융 학파의 일원인 J. B. 랑 박사에게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헤세의 화가로서의 이력이 이 무렵 시작됐다는 점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그가 내면 치유의 수단으로 그림을 그렸음을 간접적으로 입증해 주기 때문이다.


‘사각 기둥이 보이는 마을’ (1번 그림. 연도 미상). 인적 없는 황량한 거리가 심리 상태를 반영한다.
헤세가 주로 그린 것은 나치의 탄압을 피해 스위스 시민권을 취득하고 은거했던 곳, 즉 루가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평온한 시골 풍경과 몬테뇰라 근교의 자연이었다. 이 시절 헤세의 그림에는 사람들이 일순간 증발한 듯 인기척이라곤 없다. 나치의 탄압 때문에 조국을 떠나 스위스 시민권을 취득해야 했고, 두 번의 이혼이란 개인적 시련까지 겪으며 인간 세계에 환멸을 느낀 헤세가 그림 속에서 모든 인간의 존재를 지워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의 그림이 마냥 어둡지는 않다. 맑은 수채화로 그려낸 스위스의 자연 풍경은 그에게 진정한 평안을 주었다. 불혹의 나이에 그림 속에서 ‘마음의 평안’이라는 보물을 발견한 헤세의 경이로움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가감 없이 드러나 있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 즉 그림을 그리는 가운데 종종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는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를 발견했다. 그것이 객관적으로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는 중요치 않다. 내게 있어 그것은 문학이 내게 주지 못했던 예술의 위안 속에 새롭게 침잠하는 것이다.” 펠릭스 브라운(Felix Braun)에게 보내는 편지(1917) 중에서(편지 발췌본 출처 www.hermann-hesse.de/kr)

"펜과 붓으로 작품을 창조해내는 것은 내게 포도주와도 같아서, 그것에 취한 상태가 삶을 그래도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따스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프란츠 칼 긴츠카이(Franz Karl Ginzkey)에게 보내는 편지(1920) 중에서


‘정원사 헤세’ (2번 그림 1932). 평생 정원 가꾸기를 즐겼던 자신을 그린, 보기 드문 헤세의 인물화이다.

3번 그림 왼쪽부터 ‘3월’, ‘이별’, ‘사랑의 노래’. <여섯 편의 시>에 그림을 곁들였다(1927)



-미디어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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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쎄의 그림을 보며: http://blog.daum.net/ihskang/405985

 

 

 

 

 

Weinreben vor der Casa rossa 카사로싸 앞의 포도나무

 

Blick nach Porlezza 포르레짜 조망

 

Casa Camuzzi 카사 카무치

 

Hauser in Montagnola 몬타뇰라의 집들

 

Gartentreppe mit Reben 포도나무가 있는 정원 계단

 

Februarmorgen am Luganer See 루가노 호수의 2월 아침

 

Tessiner Landschaft 테신 풍경

 

 

 

 

 헤르만 헤세의 수채화를 보면,
맑고 투명한 햇살 아래 눈감고 누운 듯,
더깨 더깨 내 마음 구석마다 앉은 먼지와 때가 
싸악 다 씻겨 나가는 듯,
해맑은 얼굴에 까르르 티없이 웃어재끼던 
유년의 뜰로 돌아가는 듯,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되어 
골목길에서 신작로 끝까지 수도 없이 오르내리며 
끝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  
 
                 - 2004. 1. 29  이전의 칼럼에 올렸던 것을                
                        이 블로그로 옮겼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