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존재의 가려움

해선녀 2011. 7. 12. 12:39

 

말 한 마디, 눈짓 한 번 찡긋에 얼마나 많은 인연들이 이어지고 끊어지던지 우리는 알지.
지고 새면 너나 없이, 바람에 날리는 나무 이파리들처럼 종종거리고 나부대는 게 우리들이다 보니. 하하..

 

존재가 가벼운 것은 다 가려움 때문이지. 보이든 안보이든,  우리는 언제나, 어딘가를 북북 끍고 있는 거더라고. 바지가랭이가 흙투성이인 채로 들어서는 사람에게 입이라도 맞춰 주고 싶은 마음이나, 눈쌀을 찌푸리며 ㅌ틱틱거리는 짓거리나, 같은 곳을 긁고 있다는 걸 들키고 말 때도 있지 않던가? 그건 결코 아니라고우기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너는 지금 어디가 가려운지를 내가 다 알 도리는 없지만, 우리의 모든 짓거리들이 애초에 하늘에 쓰여져 있었다고 해도 난 할 말이 없다네. 알고 보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이파리 하나도 다 우연은 아니니.


우리의 모든 짓거리들이 미친년 널뛰기 같다고 해도 그게 그냥, 그래지는 건 하나도 없으니.

 

우리의 모든 소통이 그래서, 눈물겹다고는 못해도,  그저, 말 한 마디, 눈짓 한 번에, 우리 너무 쓸쓸해지지도 말자고, 우리가 이 조그만 손짓 발짓으로 해내고 당해내는 일들이 다 하늘의 뜻이라는 걸 믿으면, 우리 조금 덜 가려워지지 않겠느냔 말이지...

 

하하, 그런 의미에서 우리 한 잔, 부딪치기나 하자고. 자, 자, 자, 이렇게...그 잔으로 너는 네 가려운 곳을 긁고, 나는 나이 잔으로 내 가려운 곳이나 긁을지연정.

 

창박에서는 아직도 장마비가 그치질 않으니, 우리 또 한 잔.
하늘도 자기 가려운 곳이 좀더 남아 있는 게지....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