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지를 말든지, 담배를 피우지 말든지...
미루님 방에 올려진 커피 시에 쓴 내 댓글에 대한 미루님의 답글 중에 시인 유안진이 커피 중독을 자탄하며 이젠 담배를 피워 볼까 햇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는 정말로 커피 대신 담배를 피우게 되엇을까? .커피는 몰라도 담배는 정말, 건강에 해롭다며 결국 안피웟을 것 같은 유난히 꼬장꼬장한 그녀가...그러고 보니 천경자씨가 생각난다...피워도 대단히 많이 피웟을 것 같은...아, 지독히도 개성이 강해 보엿던 그녀는 요즘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못지 않게 개성파엿던 또 한 여자, 그 오래전, 헤어 아티스트? 그런 이름의 대가엿던 그래이스 리도 생각난다. 손님을 앞에 놓고 마치, 조각가가 대리석 한 덩어리를 놓고 작품구상을 하듯이 다리를 꼬고 앉아 응시하면서 담배를 꼬나물던 그녀아, 그 카리스마라니...그녀는 어리버리하며 앉아 잇는 이 얼뜨기에게 이런 명령 아닌 명령을 햇다.거의 반말로.. 당신은 평생 파마를 하지 마라. 이런 머리만 당신에게 어울려...그녀는 무슨 작품 같은 붉은 커다란 크리스탈 재떨이에 담배를 휙 던지고는 싹둑 싹둑 내 클레오파트라식으로 잘라 놓았다. 지금 내 이 늙고 말라빠진 내 얼굴을 그녀가 다시 본다면 지금도 그 머리를 하라고 할까? 그녀도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잇을까? 혹시, 폐암에? ㅠㅠ
어쩌면 그녀의 말 한 마디가 내 뇌리에 박혀서였던지...나는 그 후 돈이 없어서 미장원에도 못갔던 미국시절엔 물론, 집에서 가위로 내 머리를 그런 스타일로 싹둑싹둑 잘랏고...뒷머리는 길게 늘여뜨렸지만, 그 후로도 사십대 후반까지도 첫째는 그노무 미장원 가기가 너무 싫어서, 둘째는 자신이 없어서 파마를 하지 않았다...지금도 머리숱만 좀더 많다면 그러고 다닐 지도 모른다.
담배...정말 기호품이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에게는 물론, 남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나뭇꾼은 요즘, 그렇게 오랜 세월, 무엇이든지 ' '내 알아서 한다'의 논리 하나로 피워댄 담배 때문에 저리 폐암으로 고생하면서도 조금만 식욕이 나고 기운이 차려지면 아직도 담배 생각에 절절 맨다. .금단현상이 저런 것인가...나 몰래, 신문 사러 간다며, 바람 쇠러 간다며 정신없이 밖으로 나가서는 한 모금 기어이 빨고 들어 오는 눈치이더니, 그저께, 친구와 점심 먹는 자리에서는 기어이 담배 한 갑을 사오게 해서 친구가 한 모금 빤 것을 자기도 한 모금 빨았다. 어느새 나가서 담배를 사다 준 그 친구는 ''딱 한 모금만', 죽음에서 살아난 사람 위로하듯 햇는지 몰라도, 이미 여러번, 저러다 담배영 끊지 못할 것 같은 불안을 느끼면서도 또 아무 말 못한 나야말로, 점점 다시 죽음의 수렁으로 되돌아 가는 그를 바라만 보며 방조하는 것이 아닌가?
그 앞에서는 나는 늘 속수무책이다. 그는 철옹성이다. 나는 그 철벽 아래 돌틈에서 겨우 숨만 쉬는 풀 한 포기이다..백 프로, 내가 옳다고 생각되어도 나는 그에게 말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나마, 그런 고요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엇고 가정의 평화였다. 아이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철옹성 앞의 아쉬운 햇살이나마 즐길 수 있었다. 나는 늘 그가 물가에 내어 놓은 어린아이처럼 불안하였지만 지금은 그것이 불안 정도를 넘어 심한 갈등을 일으킨다. . 도대체, 어느 지점까지, 그를 바라 보고만 잇어야 하는가? 평생, 아무 것도 말리지 못한 그를...모든 것은 '내 알아서 한다' 면서도 동시에,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말하는 그를...의지의 사나이인지, 의지박약인지, 헷갈리는 그를...아니, 지금 보니, 아아무리 봐도 후자인 것 같은 그를......
,그는 산에 오를 땐 어떤 고난도 이겨 넘는다. . 그 힘으로...그는 현실의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독종이다. 바둑이고, 공부고, 한 번 잡앗다 하면 몇날 며칠이지만, 도무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원하면 언제나, 달려가야 하는 사람...중독성이고 충동성인 인간...그에게는 이 세상에 절대라는 것이 없다. 안되는 것도 되게 하고 되는 것도 안된다 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그 절대자유.... 자유의지...아니, 자기만 절대인 절대 아닌 절대...
그래 보엿던 그가 요즘은 많이 약한 모습을 보인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바락 바락, 몸이 아프니까 더 그러겟지, 전처럼 버럭버럭이 아니다...ㅎ 화를 내다가도 금새 한숨 자고 나면 여보, 나 좀 주물러 줘, 좀 긁어 줘...명령이 아니게, 좀, 좀 소리를 하는가 하면 그 목소리가 한결 부드럽다. 그 불타는 호랑이 눈 같던 안광이 마냥 힘이 없고 식은땀만 흘린다...?
마지막 6차 항암주사 끝에 너무 서둘러 다니다가 얻은 폐렴으로 입원한 지 2주일 째...이제야 좀 수그덩해지는지 한 3, 4일, 밥을 잘 먹으면서 체중과 근력이 좀 생기는 모양이다. 어제만 해도 이제 당신 필요없어, 집에 가서 자...라고 하엿지만, 혜화역까지 바래다 줄 겸 좀 걷겟다던 그가 역입구의 돌팍에 힘없이 주저앉고 말더니...오늘은 역입구를 지나 더 걷자 한다. 그래, 우리 학림 가자...그 옛날, 대학시절 오르내리던 삐걱거리는 나무계단이 그대로인데, 아니, 고쳣겠지, 이젠 더 이상 삐걱거리지 않고 그 때보다 새까만 것이 더 멋있기도 하다...를 올라가 보니, 짙은 커피 향기 속에 젊은이들이 한가득이다. 늙은이 둘이서 차마 안쪽으로 들어가기도 미안하여 입구쪽에 앉아 버렸지만, 그 좋아햇던 그 곳의 클래식 음악은 젊은이들의 떠드는 소리에 막혀 잘 들리지도 않는다. 그래, 요즘, 어디서 클래식을 못들으랴... 학림이 다 뭐야...온통 유흥가로 변한 대학로의 한 곳일 뿐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 한 모금 또 한 모금 홀짝거리면서 옛날을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을 생각한다. 카푸치노를 마시던 그가 내 것을 한 모금 마시더니 영 아닌 모양이다. 내가 블랙을 마신 지가 몇 년인데도 아무 관심도 없던 그가 아니엇던가..그 좋아하던 커피를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언제 커피 마셨어? 화를 내며 안 마시기 시작햇던 몇 달 전, 나는 그 때 아직 그가 폐암에 걸려있으면서도 그것을 말하지 못하고 잇는 줄을 까맣게 몰랐다. . 프림을 넣고 마신 게 우리 사십년이 되어 가네...이홍우 선생님한테 배운 거였지....지금도 그 제자들은 모두 그렇게 마시지..미국서 맥밀란 선생님한테 배운거였잖아? 그래, 그 분도 그랬고......
암튼,프림이 위를 갉아 먹는다네...맨 블랙이 더 갉아 먹겟지...아고, 그래도 블랙이 얼마나 깔끔한데....난 홀짝 홀짝 머그 한 잔으로 하루 종일을 마시기도 해...식으면 어때, 그 향기를 내내 맡을 수 잇으니...당신도 그래 봐. 담배보다 낫잖아? 그걸로는 안돼...내가 담배 대신 늘 먹을 수 있는 군것질감이 늘 책상 위에 놓여 잇어야 돼...아, 책상앞에 안 앉아도 되면 담배를 안피울 텐데 그럴 수가 잇어야지..아아, 퇴원하면 나는 또 담배를 피울 것만 같아....에이, 난 책상 앞에 앉으면집중하느라고 밥먹을 생각도 안나던데? 그래, 밥은 굶어도 담배생각은 자꾸 나는 걸...담배에 의존하고 기대지 않고 공부할 수 없을까? 의존하고 끌려만 간다면 그건 이미 기호품이 아니지...파이프 담배로만 피울까? 아고, 담배를 끊어야지 ..아고...방법은 무슨...왜 자꾸 약한 소리를 해? 당신의 의지 하나로 해내야지. 당신은 의지의 인간이잖아. 언제는 내가 담배를 끊으려면 하루 아침에 끊는다고 햇잖아...
어제는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먹을 것을 사들고 오는, 바로 그 제자들이자 나뭇꾼의 제자들이 세미나를 끝낸 후 우리들 학문계보의 원형이나 다름없는 그 선생님의 책, '교육의 개념' 증보판을 들고 왔엇다. 당신 스스로 달아 놓으신 주석이 본문보다도 더 많아졌을 지경인 그 책...나는 이젠 더 이상 맨눈으로 읽을 수 없는 그 책.. 늘 너무 너무 존경하지만 그 선생님을 가까이 하지 못한 세월을 이제부터라도 채워 볼 수 있지 않을까? 시각장애인 복지관의 을 책읽어 주는 써비스를 신청해 볼 생각을 한다...아, 그러면 되지...왜 진작 그 생각을 못하고 있었지? 내가 읽고 싶은 모든 책들도...전자 돋보기와 함께 쓰면 더 좋을 것이지... 선생님도 아직 담배 피우시나? .줄담배였지...물론...근데 이젠 좀 줄이셧을 거야..... 안 줄이시면...선생님도 폐암 걸리실지 몰라....맥밀란도 폐암으로 돌아 가셨잖아...그 좋으시던 분이...아아, 말하기조차 실어...
아, 담배 피우고 싶어져, 또...것봐, 내 그럴 줄 알았지...죽겟으면 아무 생각 못하다가 조금 살 만하면 또 담배...당신 그러다가 이번에 다 나앗다 해도 아무 소용없지, 재발, 또 재발...입원 또 입원...그러면, 결국 죽는 것 박에....누군가 산에서 당신더러, 산에 오지를 말든지, 담배를 피우지 말든지, 하며 지나갓다더니, , 병원에 오지를 말든지, 담배를 피우지 말든지... 책상앞에 앉지를 말든지, 담배를 피우지 말든지...ㅎㅎ ..당신은 지금 정말, , 죽기 아니며 살기의 기로에 서 있어...
.당신의 폐는 지금 담배 한 모금도 배출해낼 능력이 없고 간은 해독할 능력이 없어.....마시는대로 다 쌓이는 거지..알아...내 폐는 지금 꽈리들이 다 쭈그러져서 건강할 때의 십분의 일도 기능을 못해...아, .어떻게 하면 정말 담배를 끊을 수 잇을까? 이 병원에도 금연 클리닉이 잇을까? 알아 보자구...그게 공동의 노력을 도모하기 때문에 혼자서 전전긍긍하는 것보다 훨신 효과적이라더만...그래, 옆침대 사람은 키토산을 이백만원 주고 샀다더만...난 이제 더 이상 그런 거 별로 안 믿어...그래, 온갖 거 다 사 놓고 먹지도 않지...아니, 먹어도, 결국 자신의 면역력을 키워 주는 것 이외엔 다 일시적일 뿐이야...
어떻게 내 입에서 이런 잔소리들이 줄줄 나오고 그는또 그렇게순순히 받아 주게 되엇을까? 참, 신기하다...우린 그 옛날, 이 학림을 들락거리던 그 대학동기 시절로 돌아간 것일까?
정말, 오늘, 그 대학 동기 셋이서 왓었다. 척하면 삼천리로 통하던 사람들...우리 다섯은 특히 그랫다...함께 점심 먹으러 나가자는 걸 난 악수만 나누고 굳이 빠졌다. 자기들끼리나 많이 먹고 많이 이야기 해...난 마음으로 다 먹고 다 듣고 잇을 테니..엘리베이터문 앞에서 손을 흔들고 돌아서며 왜 그리 허전한지...그랫다. 졸업한 지 사십년이 다 되엇지만, 우리는 만나면 늘 그 때 그 마음이다...그래, 이 친구들이 이제 곧 영원히 서로 떠날 때가 다가 온단 말이지?
병실로 돌아 와서, 요즘 내내 내 머리를 채우고 잇는, 나뭇꾼이 퇴원하면 가서 있고 싶어 하는 산, 산, 산...그래도 우리가 가진 조건들 중에 가장 그에 가까운 저 양평의 맹지에 길을 사 넣고 조그만 오두막이라도 짓는다는 오랜 계획을 다시 붙든다. 땅주인에게 그래, 마지막으로 다시 만나자.....전화를 건다...싯가의 다섯 배, 평당 백오십만원을 요구하였던 그는 저번에 툭, 백이십만원 이야기를 하엿고, 내가 그 돈을 거의 줄 것 같아 보이니까, 입이 헤벌어져서 이런 저런 조언까지 한다..건축허가니 그런 것들 군청에 잘 알아 보세요...누가 안 그런대? .예, 예, 고마워요...고분 고분.. 내년에 우리 퇴직해요. 집짓고 좋은 이웃이 되고 싶어요...그래, 내 무슨 땡빚이라도 또 내어 볼 테니, , 그 돈으로 잘 먹고 잘 살아라....이 도둑놈아...ㅎㅎ
.그 옛날, 나에게 도로사용승락서를 써 준 A에게 자신이 도로사용승락서를 써 줌으로써 두 건의 부동산이 동시에 계약되게 한.., 말하자면, 내가 그 땅을 사게 된 원인 제공자엿으면서 너에게 직접은 아무 것도 써 준 일이 없는데 무슨 소리냐며 오리발을 내밀어 온 그 사람...그러면서도, 그 할머니가 아무 것도 모르고 땅을 사게 한 부동산이 나쁜 넘이라는 말만 하는 사람...그 사람도 나쁘긴 나쁘지...길을 내주는 것이 아주 대단한 선행을 하는 것이라는듯이 생색을 내는... 도무지 대화도 안되고 따지고 싶지가 않은 사람.....함정에 빠트려 놓고 건져 주는 값을 내라는 식이다...북한을 대하는 미국의 마음이 이럴까? 북한도 아니지...만평이나 물려 받은 땅을 엿장수 엿가락 잘라 팔듯이 평생 땅팔아 살아 온 아직도 땅부자인 사람....우리 땅도 원래는 꼭 조폭같이 생긴 그 사람의 땅이엇다.....
나는 두 사람의 땅을 한 사오십 평 사야 한다. 작년만 해도 삼십만원쯤 말하던 곱기만 하던 할머니도동네 물이 들엇는지, 쓰지도 못할 열세평의 마당밖 삐딱이 땅을 백만원씩 쳐달란다. 직접 들은 건 아니고 그 동네 어느 친구를 통해...할머니, 성당엔 왜 가세요...그 할머니집에는 커다란 별채 하나 가득 성모상을 들여 놓앗다...할머니도 잘 드시고 잘 사세요 그 성모 마리아에게 매일 기도 드리면서...멀쩡하게 오르내리던 우리들의 길목을 턱 막고 숨통을 조르고 잇는 형국으로 집을 지어 놓고도 조금도 미안하다는 눈치가 없는 는 선하디 선하게 생긴 할머니...나는 끝까지 말을 안하리라...집을 다 짓고 나서 어느 날 차를 마시면서, 할머니, 그 때 정말 서운했어요...이 말 조차도 할 기회가 올까? 다들 그러는데 나도 그러는 게 뭐가 나빠? 그게 바로 시세지.... 길을 내주는 요지의 땅을 시세의 3배를 받을 권리가 잇다...이거지...
변호사인 사촌동생은, 누나, 복잡할 것 없어요. 재판하세요, 민법 17조에 보면 모든 맹지는 공로에 닿을 수 잇도록 적정한 사용료를 내고 도로사용 승락을 받을 권리가 잇어요. 길이 가능한 한...이미 공증까지 받아 놓은 도로사용 승락서까지 잇는데 왜 망서리세요...그 팔고 나간 사람도 팔아 준 사람도 다 책임 잇어요... 그러지만, 난 그러고 싶지가 않다. 그렇게 원수가 되어서 거기 가면 뭐 해?재판 끝나면 팔아 버리면 되지...그래 보앗자, 등기된 내 땅이 아니면 두고 두고 또 문제가 되잖아...판다고 해도, 양도 소득세 물고 뭐가 남아? 아아, 그래서, 미국도 한국도 북한을 함부로 대할 수가 없는 거지...내가 얻을 게 잇으면 타협하는 거야..똥이 더러워서 피하는 거지..저 사람들도 그렇게 비싼 길값을 물어도 그냥 맹지로 파는 것보단 내게도 더 이익이라는 걸 알거든. 단지, 내가 그런 돈이 없다는 걸 모를 뿐이지...
남의 약점을 이용해서 부당한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이잖아요...그런 사람을 가만 두다니...며칠 전, 기껏 만나 주겟다고 오라고 해 놓고 갑자기 무슨 일 생겼다며 길바닥에 우리를 버려 두고 저 백이십만원 소리를 하며 붕 떠나 버리는 걸 보고 분개하던 막내는 속이 터져 죽을라 칸다. 엄마, 저런 사람은 걍 두면 안되요.... 하하, 이모님도 담엔 조폭 한 사람 데리고 가란다. 거 봐. 이모 할머니가 역시 현명하신 거야. 힘에는 힘이라구. 나라도 저 조폭같이 생긴 넘을 콱, 찔러 버리고 싶어...마음이야, 난들 안 그렇겟니? 저 사람이 그 전엔 백오십씩 달라고 했었어...아구, 아구, 바로 그 마음을 실천하란 말이야. 그래서 다 범죄인이 되지...아고 아고, 내 야구 후배들 중에도 칼 좀 쓰는 넘도 잇어...엄마는 왜 맨날 그렇게 당하고만 살아? 그러니까, 지금까지 그렇게 돈도 없지...귀연넘...나는 지금 나 대신 분개해 주는 널 즐기고 잇어...ㅎ 막내의 분통은 그 날 집에 올 때까지 계속되엇다...ㅎㅎㅎ
군청과 세무서에 전화해서 법적인 조건부터 알아 보았다. .건축허가 내는 절차, 양도세 문제....작은 이동식 주택을 지어도 허가를 득해야 한단다...그러려면 주소부터 이전해 놓아야 한다. 그 동네에 집을 얻어 놓고 적어도 6개월을 살아야 허가 신청자격이 있다..맹지로 팔아 버리면 얼마 받지도 못하고 양도세만 잔뜩 낼 바에야...집을 지어서 삼년 이상 살고 팔면 한 푼도 안 문단다...단, 일가구 일주택인 경우에...뭐, 우리가 2가구 할 돈이나 있나...그 땅 위에 잇는 무덤들은 여전히 무섭지만 요즘 그 옆으로 다른 택지들도 부적 닦고 잇으니 좀 덜 무섭겠지...삼년이야 못견디라...아니, 그 정도 살고 나면 무덤이 하나도 안무서워질 거야...어쩌면, 그 무덤들이 이사가게 될 지도 몰라..
.나뭇꾼은 친구들과 함께 밥도 먹고 산책도 하고 교보에도 갓다가 저녁때에야 몇 권의 책과 간호사들에게 나눠 줄 초코랫을 사들고 돌아 왓다...오늘은 정말, 기운이 많이 좋아진 거 틀림없어...종일 그렇게 먹고 돌아 다니고도 바로 한숨 잠깐 눈붙이고 나니 이리 다시 걸을 수 있잖아...우리 내일은 좀더 늦게 학림에 오자...사람들이 맍지 않은 시간엔 음악이 더 잘 들릴 거야...그가 이제 제발, 담배 대신 그 좋아하던 커피라도 다시 즐기게 되기를 바라면서 나무.계단을 내려 오는데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이 들린다...그는 혜화역 안까지 들어 왔다. 개찰구에서 우리는 마주 손을 흔들었다. ..사람들 속에서 그의 모습을 얼른 찾지도 잘 못하는 내 눈에도 제자가 사다 준 그의 빵모자는 잘 보였다. 그래, 우리 힘내자...내가 눈이 안 보여서 탈이지만 , 당신 머리카락은 이제 곧 다시 날 거야....다시 태어나는 진짜 영우의 머리카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