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에서

투병 안부

해선녀 2009. 6. 17. 17:16

여러멋님들, 나 없는 동안에도 찾아 주셔서 고마워요. 걱정 많이 하셧지요? 

 

어제 저녁 퇴원해서 집에 돌아 왓어요. 7박 8일, 병원생활 아주 정신없이 지나갓네요. 나뭇꾼은 이제 많이 좋아졌지만 앞으로 더 오랜 치료기간이 필요하답니다. . 이번 입원은  4차 항암주사를 맞기 위한 것이엇고 현재로선  6차까지 계획되어 잇답니다. 지금까지처럼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8월 중순쯤 일단 끝날 것입니다

 

 그의 병명은 소세포 폐암...폐암의 80 프로에 해당하는 비소세포성 폐암과 달리 발견도 어렵고 진행도 빨라서 어려움을 겪었어요. 다행히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것은 없고 흉곽에만 전이되어서 그것이 신경을 눌러서 그 동안 오른쪽 팔과 겨드랑이가 그렇게 아팠던 것이었답니다

 

흉각에는.방사선 치료도 병행하고 잇고 매우 힘든 과정이지만 다행히 경과가 좋으니 다음번부터는 폐종 자체에도 방사선 치료가 가능할른지 보겟답니다. 소세포암은 정상세포들 사이에 작은 암세포들이 점점이 박혀 잇어서 그 넘들을 죽이기 위해 방사선을 쪼였다가는 정상세포들이 함께 죽게 되므로 항암주사로만 다스려야 햇던 것인데 그 넘들이 많이 졸아들면 그 범위가 축소되므로 그 넘들에게도 방사선 투사가 가능해진다는 것인가 봅니다...현재로 내가 이해하기로는

 

애들은 그 동안 정신없이 바빳고 멀리 태오네도 역시 그러하네요온아침에, 태오 애비가 아버지 많이 편찮으시다는 에미의 이야기를 듣고 안부전화를 햇는데 아빠가 직접 바꾸어서, 내내 그렇던 팔통증이 좀더 심해져서 입원도 하고 그랫노라고만  말햇네요에미에게는 진작 알렸지만, 지금  캐나다에서 중요한 연수를 받고 잇는 에비한테까지 지금 알려서 좋을 것이하나도  없을 것이므로 미국으로 돌아 온 후에 알리기로 했거든요.

 

에미는 에비 오는대로 마침 방학이니 네 식구 다 함께 달려 오겟다고 티켓팅하겠다고 하는 걸 말렸어요...더 많이 회복된 후에 오든지, 내년 봄쯤 많이 쾌차하면 우리가 갈 것이라고......막내 내외에게도, 이미 잡혀 잇는 결혼식 분위기 다운줄까봐  결혼식 끝난 후에야 알렸던 것이고 그 전에, 나뭇꾼은 나?테도 2차때까지는 거의 두 달간을 알리지 않고 혼자서 낮병실에 통원하며 주사를 맞앗던 것이랍니다...

 

본인의 투병 의지와 노력이 누구못지 않고 주변의 많은 분들의 염려와 따뜻한 배려에 힘입어 매우 잘 버텨 나가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요즘은 약도 매우 좋고 의료진도 좋아서 참 다행입니다. .지금 그는 혼자서 방사선 치료 받으러 병원으로 갓어요. 거기서 바로 산장으로 가서 자고 짐을 정리해서 내일 다시 병원 들러서 돌아올 예정...산장의 맑은 공기가 좋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교통이 너무 불편하고 충분한 영양관리가 안되는 듯하여 항암치료 기간 동안에는 집에서만 병원 다니는 것이 좋을 것으로 일단 생각을 바꾸었답니다나는 그 동안 밀린 집안일 좀 하고 잇어요. 무조건 많이 먹고 운동하면서체력으로 버텨야 하거든요..

 

입원해 잇는 동안에도 병실에 가만히 잇지 않고 조금 기운만 나면 병원 마당에 나가 다니고 거의 매일 인근의  창경궁 산책을 햇어요. 태오 외할아버지 할머니도 거기서 종묘로 건너 오시게 해서 만나고...마지막 날은 창덕궁 산책도 좀 힘들엇지만 좋앗어요..다음 번 입원 때도 택시를 타고 좀더 멀리라도  숲으로 가서 산책하는 것이 답답한 병실보다 좋을 듯해요...저녁엔 대학로 산책도 몇 번 햇지만 역시, 매연 속을 걷는 것은 좋지 않더군요....주사가 끝나고 어느 정도 회복되면 정말 내내 꿈꿔 왓던 전원생활..이왕이면,  소나무 숲이 좋은 시골 오두막집으로 가서 살고 싶어요...텃밭도 조금 하면서...

 

참, 난, 불동네 산책도 맨날 해야지...댓글은 많이 못쓰더라도 벗님들 이해해 주시길...아시잖아요. 이 어벙한 사람이 간병인 생활하려니 오죽하겟나...ㅎㅎ  특히, 산책할 땐 내가 그를 붙들고 다니는 것이 절대로 그를 위해서도 아니고 내가 어디 걸려서 넘어질까봐서이지만 사람들은 우리를 무슨 잉꼬부부인 줄 아네요...전에도 그래 왓듯이...ㅎㅎ

 

모두들, 너무 걱정은 마시고 좋은 글들로 내게도 힘 실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