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골목길을 돌며
해선녀
2009. 3. 27. 08:48
옛어른들도
그대에게로 가는 길
단추같은 말 몇 마디를 못찾아
골목길을 서성였을까?
찾았다 해도
하늘은 너무 높고
구름은 너무 가벼워
감나무 꼭대기 홍시는
까치밥이나 하라고 돌아서듯
어느 나무가지에도
걸어 둘 수도 없었을까?
얘야, 그래도,
더러더러 막히고 질척이지만
사람사는 냄새나는 골목길을
떠날 수가 없더라.
툭 트인 들판길은 너무 외로워.
살다 보면
세월의 물구비 위로
그 단추들 저절로 떠올라
하늘의 별이 되기도 하던 것을.
모퉁이를 돌며 뒤돌아 보니
착각이었을까?
어둑신한 골목 저 켠
어느 집 지붕 위로
별이 하나 떠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