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作破
해선녀
2008. 3. 7. 20:53
초벌구이도 못한 채 금이 간
너를 던져 깨어 부수며
아깝다는 말이 절로 나았지.
아깝다는 말 제일 듣기 싫어 했는데.
그러나, 돌아서며
청자빛 드레스를 입고
사뿐싸뿐 걸어 오는 너를 만났어.
너는 내 안으로 돌아 온 거야.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이었어.
언젠가 너는 다시 태어나겠지.
그리고 또 베시시 웃으며 사라지겠지.
작업도 작파도 또 그것을 바라 보는 일도
다 우리가 만드는 예술이라네.
만든 만큼 사랑하고
사랑한 만큼 존재한다네.
그러게, 나도
다 던지고 떠나는 날,
오직 존재하였으므로 아름다웠다고
담담히 말하며 떠날 수 있을까?
이별연습을 그만큼이나 했으니,
어느 이른 봄날, 보드라운 햇살 속으로
베시시 웃으며 돌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