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이제쯤은
해선녀
2005. 1. 9. 09:31
대수롭지도 않아 보이는
얼음을 밟고도 미끄러져 철퍼덕
엉덩방아를 찧고 마는 일이 있다.
오랫동안 엉덩이가 우지근
상처를 잊지 못해 한다.
눈이 어두워 잘못 보더라도
나비처럼 참새처럼
넘어져도 넘어지지 않은 듯
가볍게 미끄럼을 타듯
그렇게 살 수 없을까?
몸을 버틸 힘이 적어질수록
넘어지지 않으려 악을 쓰지 말고
포르르 겨울나무 가지 사이로
산뜻하게 날아갈 수는 없어도
그냥 땅바닥에 몸을 맡기듯
살풋 내려 앉을 수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