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새해 첫 기도

해선녀 2005. 1. 3. 09:22

 

 

 

 

피곤한 지구가

허리를 뒤채던 그 날,

예지에 가득 찬 새와 짐승들은

재빨리 몸을 피하며 우리에게도

안타까이 신호를 보냈으리라.

하필이면 숲의 가장자리에서 놀다가

영문도 모르고 허공으로 내던져진

가여운 영혼들이여, 

그대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 땅에 남은 아직도 미련한 이 

영혼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가?

애긇는 통곡 소리들 위로 저

새해가 떠오른지도 사흘,

신이시여, 그래도, 계시다면,

산 자에게나 죽은 자에게나

변함없는 은총을 내려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