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기차는 간다 / 11월을 보내며

해선녀 2004. 11. 29. 12:36

 

 

 

 

 

 

 

세월이 가고 있는가?

아니면, 내가 가고 있는가?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기차를 타고

기차의 칸과 칸 사이에 서서 

양쪽 칸의 사람들을 다 들여다 보며

잠시 서 있던 달, 11월.

이제는 지나온 세월과 다가올 세월이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을 알기도 하련마는

동치미 무우처럼 단단치 못한  마음이.

 기차 바퀴 소리 위를 딛고 서서

건너가지도 못할 것처럼 조마조마

창밖을 내다 볼 염도 잘 못하였구나.

12월이 되면 무에 그리

새로운 것이 있을 거라고.

가고 있는 기차 위에서

또 건너가고 싶어 했을까.

어리석은 마음, 그래도 그래서 더욱

사랑스런 내 마음이여.

 

 

 

 

04, 1124, 01

 

 

사진: 윗사진:  해선녀

        아랫사진: 순례자님 순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