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초가을 달빛에
해선녀
2007. 9. 29. 20:36
빗소리 그치니
가슴 밑 풀벌레 소리가 다시 들리네.
처마 끝 낙숫물 소리
느려지는 박자에 기대어 잠들려는데
어디서 뜬금없는 보라색 도라지꽃 하나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는 소리
창문을 여니 달은 중천
구름 사이를 고고히 흐르고
마당 끝 코스모스들은 꿈결 같다.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고개 숙이고
하릴없이 발밑을 헤적이고 섰는 해바라기
목덜미가 달빛에 아직도 파아랗다.
- 경북 상주 시숙님 댁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