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 골목

해선녀 2007. 8. 18. 11:58

 

 

 

 

 

 

 오늘 저녁 여름은

말없이 따라 오며

샐쭉 웃어 주는 쪽달 대신

도닥도닥 우산  위에서 노래하는

빗소리를 낸다.

 

폭염 사이로

시나브로 오가는 비 사이로

어느새, 팔월도 중턱을 넘었네.

 

안단테 안단테, 

나는 다만 프로미나데

꽃진 줄장미도

빈 넝쿨만 담장 위에 늘어지고

지친 개도 짖다 말다

세월아, 네월아 한다.

 

해쓱해진 얼굴로

마알간히 내다 보는 창문 하나

눈만 멀뚱한 가로들 하나 지나, 

모퉁이 돌계단 여나믄 개

겅중겅중 건너 뛰며

젊은이 하나가 앞질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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