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벽에 깨어남을 좋아 한다.
무슨 그윽한 낭만은 아니고
나를 붙드는 어떤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 안의 지하동굴의 천정 종유석에서
똑똑 떨어져 내린 물방울이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올라
왕방울눈 작은 청개구리가 되어
세상 밖으로 튀어 오르는 듯한
저 풀별레 소리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가서
폴리네시아 어느 여인의 머리에 꽂힌
빠알간 꽃을 선연히 바라 보는 듯한
시각도 아니고 청각도 아닌
비어있음도 아니고 차 있음도 아닌
맑고 투명한 살아있음의 이 통각을 좋아 한다.
사진: 이자벨님 (이자벨-엑스리요네즈)
이자벨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