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문지방을 넘으며

해선녀 2004. 5. 25. 06:26
 

 

 

 

 

내 마음에도 겨울과 여름 사이
봄이라는 문지방이 있다.

문득 문득, 시도 때도 없이

노란 땅에서 솟아나

파란 하늘로 올라가고 있는 연두색,

하늘처럼 모든 일 덮지도 못하고

땅처럼 잊어버리고 묻히지도 못하는.

 

 

문지방을 딛고 서서 기지개를 켜면.

소르르 옛사랑이 밀려 온다.

어린아이처럼 세상이 경이롭다.

뜬금없이, 저 마당을 건너 올

누군가가 있을 것만 같다.

문지방을 넘고 나면 그 뿐,

그 곳에 코 쳐박고 살기 바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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