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비낀 숲에서

세월

해선녀 2007. 12. 17. 10:44

 

 

 

 

세월은

흙으로 빚은 항아리 같은 것.

조급하고 안달하며 저지레나 하는

우리를 차마 그냥 두고 보지 못하여

보듬어 안고 어르고 달래며 같이 숨쉬다가

제풀에 쓰러져 잠드는 우리를

사알짝 뉘여 놓고 사라지는 것.

우리가 다시 눈을 반짝이며

깨어날 날을 기다리며

허공 중에서도 숨죽이고

태교하며 기다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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